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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명상

[폭력] '본보기를 보이다'

boolsee 2010. 8. 12. 09:11
  오늘 아침 기사 브리핑에서 나온 이야기 입니다.
중앙대의 "기업식 구조조정" 에 항거(?)했단 이유로 징계(퇴학)를 받은 학생들이 소송을 걸고,
동문 변호사가 이를 지원하려고 했더니 학교측에서 이들 변호사들에게 압력을 가하면서
이들 학생을 "본보기" 삼아야 한다고 하더랍니다. 

본보기:
[명사]
1. 본을 받을 만한 대상. ≒범본2(範本).
2. 어떤 사실을 설명하거나 증명하기 위하여 내세워 보이는 대표적인 것. ≒궤칙, 보기1, 본1, 패턴.
3. 어떤 조치를 취하기 위하여 대표로 내세워 보이는 것.
4. 본을 보이기 위한 물건.
 
  국어 사전에 나온 단어의 뜻입니다. 사실, 의미 자체에는 그 어떤 부정적 의미나 폭력성이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상당히 좋은 의미, 즉, '선례'나 '역할 모델(Role model)'과 유사한 느낌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에서는 이런 사전적 의미보다는 부정적인 의미로 더 많이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즉, 기득권자가 다른 대중을에게 공포감을 심어서 자신들의 의지에 맞추어 편히 다루려는 의도를 나타낼 때에 자주 사용하는 단어라는 것입니다. 물론, 본보기라는 말을 사용함에 있어서 이런 의도가 자신의 내면에 깊숙이 각인되어 있다는 사실 조차도 알아채지 못하겠지요. 보고도 못본척,듣고도 못들은척 하면 편히(?) 살 것이요 괜히 나섰다가는 이와 같이 당할 것이다'라는 의미를 전달하는 순간, 다른 사람들은 공포심에 눈을 감게 됩니다. 또한, 공포심은 전이되는 것이어서 계속해서 다른 사람들의 공포심을 자극하고,지혜의 눈을 깨지 못하게 하고, 현실에 순응한 채 숨죽이고 살게 합니다. 마치, '이끼'란 영화에 나온 대사 마냥 바닥에 딱 붙어서 살란 이야기죠.

  그러나, 아시겠습니까? 이 세상의 그 어떤 존재도 높고 낮음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평등이라고 하는 개념이 아닙니다. 권력이란 것이 다른 사람들이 잠시 '위임'을 해 준 것이지 자신이 '소유'것은 아니란 것입니다. 그러나, 이 또한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고 있는 사안이지요. 자신은 남보다 우월한 존재고, 거기에 반대하는 존재는 가차없이 본보기로 삼아서 제거해야 한다고 하는 당위성!! 무서운 폭력이 아닐 수 없습니다.

  또 다른 예로써 법의 집행을 들 수 있을 겁니다. 법은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적용해야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집행 편의성을 중시하다 보니 몇 사람만에게만 "본보기"로써 강하게 적용하고 있는 것이라 느끼지는 않는지요?

  우리 생활에서도 이런 공포심 조장용 '본보기'가 얼마나 많이 있을지를 돌아봅니다.

[참고] 중앙대 “퇴학생 소송 도우면 교내 고시생 지원 끊겠다”
"도를 넘은 학생들의 행동에 대해 본보기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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